전국 평균 4,649만원인데 울산은 8,124만원, 평균이 내 지역을 설명하지 못하는 이유
2023년 우리나라의 1인당 지역내총생산은 4,649만원이었습니다.
이 숫자만 보면 전국 어느 지역이든 대략 비슷한 수준일 것처럼 느껴질 수 있습니다.
그런데 지역별 숫자를 펼쳐놓으면 상황이 달라집니다.
울산은 8,124만원이었습니다.
충남은 6,471만원이었습니다.
반면 부산은 3,476만원, 대구는 3,098만원이었습니다.
같은 대한민국 안에서 집계한 같은 지표인데 울산과 대구의 차이는 5,000만원이 넘습니다.
전국 평균 4,649만원은 틀린 숫자가 아닙니다.
문제는 이 숫자를 보고 ‘우리 지역도 대략 4,649만원 정도겠구나’라고 생각하는 순간 생깁니다.
전국을 설명하는 숫자와 특정 지역을 설명하는 숫자는 같지 않을 수 있기 때문입니다.
전국 평균은 전국을 하나로 합쳐 본 결과다
전국 통계는 말 그대로 전국에서 발생한 현상을 하나의 숫자로 보여줍니다.
지역별 차이를 빠르게 파악하기에는 편리합니다.
하지만 하나로 합치는 순간 서울과 부산, 울산과 제주처럼 서로 다른 지역의 특징은 보이지 않게 됩니다.
2023년 지역내총생산을 보면 전국 규모는 약 2,404조원이었습니다.
이것을 지역별로 나눠보면 각 지역의 산업구조와 경제 규모가 서로 다릅니다.
특히 울산은 제조업 비중이 높은 지역입니다.
자동차, 조선, 석유화학 등 대규모 생산시설이 집중돼 있기 때문에 인구 대비 생산액이 크게 나타날 수 있습니다.
반면 다른 지역은 서비스업이나 소비 중심의 경제구조를 가지고 있을 수 있습니다.
전국 평균은 이런 지역들을 모두 합친 결과입니다.
따라서 전국 숫자는 대한민국 전체의 위치를 파악하는 데는 유용하지만 특정 지역의 모습을 그대로 보여주는 숫자는 아닙니다.
울산 8,124만원을 주민 소득으로 읽어도 안 된다
여기서 또 하나 구분해야 할 것이 있습니다.
1인당 지역내총생산이 울산 8,124만원이라고 해서 울산 주민 한 사람이 평균적으로 8,124만원의 소득을 얻었다는 뜻은 아닙니다.
지역내총생산은 해당 지역에서 생산된 부가가치를 나타내는 지표입니다.
개인이 실제로 얻은 소득과는 개념이 다릅니다.
실제로 같은 통계에서 2023년 울산의 1인당 개인소득은 2,810만원이었습니다.
전국 1인당 개인소득은 2,554만원이었습니다.
지역내총생산에서는 울산이 전국 평균의 약 1.75배였지만 개인소득에서는 약 1.10배였습니다.
같은 울산을 설명하는 숫자인데 차이가 상당합니다.
지역에서 생산이 많이 이뤄진다고 그 생산액이 그대로 해당 지역 주민의 개인소득이 되는 것은 아니기 때문입니다.
따라서 지역 통계를 볼 때도 ‘지역 숫자니까 내 생활을 보여주겠지’라고 생각하기 전에 무엇을 측정한 지표인지부터 확인해야 합니다.
전국 평균보다 높은 지역과 낮은 지역이 동시에 존재한다
2023년 1인당 지역내총생산의 전국 평균은 4,649만원이었습니다.
울산은 전국 평균의 174.7% 수준이었습니다.
충남도 139.2%로 평균보다 높았습니다.
반대로 대구는 전국 평균의 66.6%, 부산은 74.8% 수준이었습니다.
이 숫자들이 보여주는 것은 단순히 어느 지역이 잘살고 어느 지역이 못산다는 순위가 아닙니다.
지역마다 산업과 생산 구조가 크게 다르다는 사실입니다.
더 흥미로운 것은 생산과 소득을 함께 봤을 때입니다.
충북의 1인당 지역내총생산은 5,421만원으로 전국 평균보다 높았습니다.
하지만 1인당 개인소득은 2,467만원으로 전국 평균 2,554만원보다 낮았습니다.
전남도 지역내총생산은 5,551만원으로 전국 평균보다 높았지만 개인소득은 2,460만원으로 전국 평균을 밑돌았습니다.
‘우리 지역의 1인당 생산이 전국 평균보다 높다’와 ‘우리 지역 주민의 개인소득이 전국 평균보다 높다’가 반드시 함께 움직이지 않는다는 뜻입니다.
전국 평균 하나로 지역의 경제 상황을 설명하기 어려운 이유가 여기에 있습니다.
전국에서는 증가했는데 내 지역에서는 감소할 수도 있다
평균의 문제는 금액을 비교할 때만 나타나는 것이 아닙니다.
증가율에서도 마찬가지입니다.
전국 생산이 증가했다고 모든 지역의 생산이 증가한 것은 아닐 수 있습니다.
실제로 2023년 전국 실질 지역내총생산은 전년보다 1.4% 증가했습니다.
그런데 지역별로 보면 인천은 4.8%, 대전은 3.6%, 울산은 3.2% 증가했습니다.
반대로 충북은 0.4% 감소했고 전북도 0.2% 감소했습니다.
전국 경제가 1.4% 성장했다는 숫자는 맞습니다.
하지만 충북에서 경제활동을 하는 사람이 자신의 지역 상황을 알고 싶다면 전국 1.4%보다 충북의 -0.4%가 더 직접적인 정보일 수 있습니다.
전국 통계와 지역 통계가 서로 충돌하는 것이 아닙니다.
측정하는 범위가 다르기 때문에 서로 다른 모습을 보여주는 것입니다.
물가와 고용에서도 지역을 따로 봐야 할 때가 있다
이 원리는 지역내총생산에만 적용되지 않습니다.
고용이나 소비, 물가 같은 통계에서도 전국과 지역의 움직임이 다를 수 있습니다.
예를 들어 전국 취업자가 증가하더라도 특정 지역에서는 주요 산업의 부진으로 취업자가 감소할 수 있습니다.
전국 소비가 감소했는데 관광객이 크게 증가한 지역에서는 소비가 상대적으로 좋을 수도 있습니다.
주택가격 역시 전국 평균만으로 특정 도시의 상황을 판단하기 어렵습니다.
서울의 아파트 가격과 지방 중소도시의 아파트 가격이 서로 다른 방향으로 움직이는 시기가 있기 때문입니다.
이럴 때 전국 숫자는 전체 방향을 보여주고 지역 숫자는 내가 확인하려는 장소의 상황을 보여줍니다.
어느 하나를 버릴 필요는 없습니다.
대신 내가 알고 싶은 질문의 범위와 통계의 범위를 맞춰야 합니다.
‘전국’이라는 단어를 보면 조사 범위부터 확인한다
기사에서 ‘전국 평균’, ‘국민 평균’, ‘전체 평균’이라는 표현을 발견하면 숫자 자체보다 먼저 범위를 확인해볼 수 있습니다.
첫 번째는 어디까지 포함했는가입니다.
전국이라고 해도 모든 지역을 같은 방식으로 조사했는지, 일부 지역이나 대상이 제외됐는지 확인합니다.
두 번째는 지역별 자료가 따로 있는가입니다.
내가 궁금한 것이 대한민국 전체의 상황이 아니라 내가 사는 지역의 상황이라면 전국 평균보다 시도 또는 시군구 자료가 더 적절할 수 있습니다.
세 번째는 같은 지표를 비교하고 있는가입니다.
지역내총생산과 개인소득처럼 이름은 비슷하게 느껴져도 측정하는 대상이 다른 지표를 섞어서는 안 됩니다.
마지막으로 지역별 차이가 얼마나 큰지 확인합니다.
지역별 값이 전국 평균 주변에 비슷하게 모여 있다면 전국 평균도 어느 정도 참고할 수 있습니다.
반대로 울산 8,124만원과 대구 3,098만원처럼 차이가 크다면 전국 평균 하나만으로 특정 지역을 설명하기 어렵습니다.
평균이 틀린 것이 아니라 질문의 범위가 다른 것이다
2023년 우리나라 1인당 지역내총생산은 4,649만원이었습니다.
울산은 8,124만원, 대구는 3,098만원이었습니다.
전국 평균은 정확합니다.
울산과 대구의 숫자도 정확합니다.
세 숫자가 크게 다른데도 동시에 맞을 수 있는 이유는 각각 설명하는 범위가 다르기 때문입니다.
전국 평균은 대한민국 전체를 한 숫자로 요약합니다.
지역 통계는 그 안에 가려져 있던 지역별 차이를 보여줍니다.
그래서 전국 평균을 발견했을 때 바로 자신의 지역이나 자신의 상황에 대입할 필요는 없습니다.
먼저 한 가지를 물어보면 됩니다.
‘내가 알고 싶은 범위와 이 숫자가 측정한 범위가 같은가?’
전국 상황이 궁금하다면 전국 통계를 보면 됩니다.
서울의 상황이 궁금하다면 서울 자료를 찾고, 충북의 상황이 궁금하다면 충북 자료를 확인하는 편이 정확합니다.
평균이라는 숫자를 의심할 필요는 없습니다.
다만 평균이 설명하지 않는 곳까지 그 숫자를 가져가서 사용하지 않는 것이 중요합니다.
전국 평균을 제대로 읽는 가장 간단한 방법은 결국 전국이라는 큰 숫자에서 멈추지 않고 내가 확인하려는 범위까지 한 단계 내려가 보는 것입니다.
자산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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