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뇌졸중 위험이 48% 줄었다는데, 실제 차이는 1.3%포인트였다

자산맥 읽는 시간 약 12분

어떤 치료가 뇌졸중 위험을 48% 줄였다고 한다.

48%라는 숫자는 크다.

절반 가까이 줄었다는 뜻처럼 들린다.

그런데 같은 결과를 다른 방식으로 계산하면 숫자가 하나 더 나온다.

1.3%포인트.

48%와 1.3%포인트.

차이가 너무 커서 서로 다른 연구 결과처럼 보인다.

하지만 둘 다 같은 임상시험을 설명한 숫자였다.

어느 하나가 계산을 잘못한 것도 아니다.

차이는 무엇을 기준으로 나눴느냐에 있었다.

1만 명이 넘는 사람을 두 집단으로 나눴다

2003년 의학학술지 「The Lancet」에는 ASCOT-LLA라는 대규모 무작위 임상시험 결과가 발표됐다.

연구에는 고혈압이 있으면서 다른 심혈관 위험요인을 가진 사람들이 참여했다.

이 가운데 콜레스테롤 조건 등을 충족한 10,305명이 지질강하 연구에 배정됐다.

한쪽에는 아토르바스타틴 10mg을 투여했다.

다른 쪽에는 위약을 투여했다.

중앙값 약 3.3년 동안 추적한 뒤 두 집단에서 발생한 심혈관 사건을 비교했다.

결과는 분명한 차이를 보였다.

치명적·비치명적 뇌졸중은 아토르바스타틴군에서 89건, 위약군에서는 121건 발생했다.

연구에서 제시된 위험비는 0.73이었다.

즉 연구에서 사용한 위험비 기준으로 보면 아토르바스타틴군의 뇌졸중 위험이 더 낮았다.

그런데 같은 연구결과를 설명하는 방법은 이것만 있는 것이 아니었다.

48%라는 숫자는 어디에서 나왔을까

이 임상시험의 효과를 정리한 자료에서는 뇌졸중에 대해 48%의 상대위험 감소와 1.3%의 절대위험 감소가 함께 제시되기도 한다.

처음 보면 이상하다.

어떻게 같은 치료효과가 한쪽에서는 48%이고 다른 쪽에서는 1.3%일까.

계산 기준이 다르기 때문이다.

먼저 상대위험 감소를 생각해보자.

치료를 받지 않은 집단에서 어떤 사건이 발생할 위험을 기준으로 삼는다.

그리고 치료를 받은 집단에서 그 위험이 얼마나 줄었는지를 원래 위험에 대한 비율로 계산한다.

반면 절대위험 감소는 훨씬 단순하다.

두 집단의 실제 발생률을 빼서 계산한다.

그래서 같은 연구에서도

위험이 48% 감소했다

와

위험이 1.3%포인트 감소했다

라는 표현이 동시에 가능하다.

숫자 하나가 틀린 것이 아니다.

분모가 다르다.

2%에서 1%가 되면 얼마나 줄어든 것일까

더 간단한 숫자로 바꿔보면 차이가 바로 보인다.

어떤 질환이 치료하지 않은 사람 100명 가운데 2명에게 발생한다고 하자.

치료를 받은 사람에게서는 100명 가운데 1명에게 발생했다.

치료 전 위험은 2%.

치료 후 위험은 1%다.

두 숫자를 직접 빼면

2% – 1% = 1%포인트

다.

이것이 절대위험 감소다.

그런데 원래 발생하던 2명 가운데 1명이 줄었다고 계산하면 결과가 달라진다.

1 ÷ 2 = 50%

다.

이것이 상대위험 감소다.

따라서 똑같은 결과를 이렇게 표현할 수 있다.

위험이 1%포인트 감소했다.

또는

위험이 50% 감소했다.

둘 다 계산상 맞다.

그런데 사람이 받아들이는 느낌은 상당히 다르다.

50%라고 하면 절반의 사람이 혜택을 보는 것처럼 느껴진다

BMJ Best Practice도 바로 이 차이를 설명한다.

심장마비 위험이 5년 동안 2%에서 1%로 감소하는 상황을 생각하면 절대위험은 1%포인트 감소하지만 상대적으로는 50% 감소한 것이다.

같은 결과다.

그런데 50% 감소만 들으면 치료효과가 훨씬 크게 느껴질 수 있다.

이 때문에 위험을 판단할 때는 상대적인 숫자뿐 아니라 원래 위험과 실제로 얼마나 변했는지를 함께 확인하는 것이 중요하다.

특히 원래 발생 가능성이 작은 사건에서는 상대적인 변화가 커 보여도 실제 사람 수 차이는 작을 수 있다.

반대로 절대위험 차이가 큰 경우도 있다

상대위험이 항상 잘못된 숫자라는 뜻은 아니다.

오히려 연구결과를 비교할 때 중요한 정보다.

문제는 상대위험 하나만으로 실제 효과의 크기를 판단할 때 생긴다.

예를 들어 치료가 위험을 정확히 절반으로 줄인다고 하자.

원래 위험이 2%인 사람에게 적용하면

2% → 1%

이 된다.

상대위험 감소는 50%.

절대위험 감소는 1%포인트다.

그런데 원래 위험이 40%인 사람에게 같은 치료효과가 나타난다면

40% → 20%

가 된다.

상대위험 감소는 똑같이 50%다.

하지만 절대위험 감소는 20%포인트다.

BMJ의 GRADE 설명에서도 이와 같은 예를 들어, 동일한 상대효과라도 기저위험에 따라 실제 절대효과가 크게 달라질 수 있다고 설명한다.

결국 50% 감소라는 숫자만으로는 실제 혜택의 크기를 알 수 없다.

처음 위험이 얼마였는지가 필요하다.

그래서 분모를 찾게 된다

퍼센트가 크게 보이는 정보를 만났을 때 가장 먼저 확인할 것은 원래 숫자다.

20% 증가했다.

그러면 묻는다.

무엇에서 20% 증가했는가.

10건에서 12건이 된 것일 수 있다.

1,000건에서 1,200건이 된 것일 수도 있다.

둘 다 증가율은 20%다.

하지만 실제 증가한 숫자는 각각 2건과 200건이다.

위험이 두 배가 됐다.

이 표현도 마찬가지다.

10만 명당 1명에서 2명이 된 것일 수 있다.

100명당 10명에서 20명이 된 것일 수도 있다.

둘 다 두 배다.

하지만 개인이 판단해야 할 실제 위험의 크기는 전혀 다르다.

그래서 비율을 보면 그 숫자의 분모와 시작점을 함께 찾아야 한다.

FDA도 상대위험만 보여주는 문제를 다룬다

미국 식품의약국(FDA)의 위험·편익 커뮤니케이션 자료에서도 상대위험과 절대위험을 구분한다.

예를 들어 어떤 예방치료가 유방암 위험을 6%에서 3%로 낮춘다면 이를

위험 50% 감소

라고 표현할 수도 있고,

6%에서 3%로 감소

라고 표현할 수도 있다.

같은 효과다.

하지만 사람들이 두 표현을 받아들이는 방식은 다를 수 있다.

FDA 자료는 상대위험 형식으로 정보를 제시할 경우 위험 감소가 더 크게 느껴지고 치료가 더 긍정적으로 평가될 수 있다는 연구결과들을 설명한다.

그래서 숫자를 전달할 때는 상대적인 변화만 보여주는 것보다 실제 확률이나 빈도를 함께 제시하는 것이 판단에 도움이 된다.

‘48% 감소’가 거짓이라는 이야기가 아니다

여기서 가장 조심해야 할 부분이 있다.

큰 퍼센트를 발견했다고

과장이다

통계를 조작했다

라고 바로 판단해서는 안 된다.

상대위험 감소는 의학과 역학에서 정상적으로 사용하는 통계지표다.

연구결과를 비교하거나 치료효과의 비율을 설명할 때 중요한 의미가 있다.

문제는 그 숫자 하나만 보고 실제 효과의 크기까지 판단하는 것이다.

48%라는 숫자가 계산상 맞더라도

원래 위험은 얼마였는지,

치료 후 위험은 얼마가 됐는지,

실제 몇 명에게 사건이 발생했는지를 함께 보면 훨씬 구체적인 그림이 나온다.

따라서 확인해야 할 것은

48%가 맞나?

하나가 아니다.

한 가지 질문을 더 해야 한다.

“몇 명 중 몇 명이었나?”

실제 사람 수로 바꾸면 숫자가 보이기 시작한다

ASCOT-LLA 연구로 돌아가보자.

원 논문에서 치명적·비치명적 뇌졸중은 아토르바스타틴군 89건, 위약군 121건이었다.

퍼센트 표현을 잠시 내려놓고 사건 수만 보면 차이는 32건이다.

물론 이것만으로 치료효과를 정확하게 계산해서는 안 된다.

각 집단의 참가자 수와 추적기간, 연구가 사용한 위험비 등도 고려해야 한다.

하지만 실제 사건 수를 함께 보면 48%라는 숫자만 봤을 때와는 다른 정보가 들어온다.

몇 명을 조사했는지,

몇 건이 발생했는지,

비교집단에서는 몇 건이었는지,

추적기간은 얼마나 됐는지.

비율 뒤의 실제 규모가 보이기 시작한다.

퍼센트포인트와 퍼센트도 다르다

또 하나 자주 헷갈리는 표현이 있다.

퍼센트와 퍼센트포인트다.

어떤 비율이 10%에서 12%로 증가했다고 하자.

차이는 2%포인트다.

하지만 증가율을 계산하면

(12 – 10) ÷ 10 = 20%

이므로 20% 증가다.

따라서

10%에서 12%로 2% 증가했다

라고 쓰면 의미가 애매해질 수 있다.

정확하게 표현하려면

2%포인트 상승했다

또는

기존보다 20% 증가했다

라고 구분하는 것이 좋다.

같은 숫자 변화가 전혀 다른 크기로 표현될 수 있는 이유다.

제목에서 큰 퍼센트를 만나면 원래 숫자를 찾는다

뉴스나 광고에서

위험 50% 감소

발생률 200% 증가

효과 30% 향상

같은 표현을 보면 숫자 자체가 먼저 눈에 들어온다.

하지만 그 순간 결론을 내리지 않는다.

본문에서 비교 전 숫자를 찾는다.

비교 후 숫자를 찾는다.

표본의 크기를 확인한다.

가능하면 실제 사람 수나 사건 수도 확인한다.

그리고 계산해본다.

몇 퍼센트에서 몇 퍼센트가 된 것인가.

이 한 문장으로 바꾸면 상대적인 숫자가 실제 규모로 돌아온다.

숫자를 작게 만드는 것도 목적은 아니다

절대수나 절대위험을 확인한다고 해서 효과를 작게 보려는 것은 아니다.

반대 상황도 충분히 가능하다.

원래 위험이 높은 사람에게는 같은 상대위험 감소가 매우 큰 절대적인 혜택으로 이어질 수 있다.

예를 들어 40%의 위험이 20%로 내려간다면 상대위험은 50% 감소지만 절대위험도 20%포인트 감소한다.

실제로는 상당히 큰 차이다.

따라서 상대위험과 절대위험 가운데 하나만 고르는 것이 아니라 둘을 같이 보는 것이 핵심이다.

상대위험은 변화의 비율을 알려준다.

절대위험은 실제 규모를 보여준다.

두 숫자가 함께 있을 때 결과를 훨씬 정확하게 판단할 수 있다.

이번 글에서 확인한 판별 기준

20% 증가, 50% 감소, 두 배 증가 같은 표현을 보면 바로 크다고 판단하지 않는다.

먼저 변화하기 전 숫자를 찾는다.

그다음 변화한 뒤의 숫자를 확인한다.

가능하다면 실제 사람 수나 사건 수로 바꿔본다.

비율이 2%에서 1%가 됐다면

상대적으로는 50% 감소지만

절대적으로는 1%포인트 감소다.

10건이 12건이 됐다면

20% 증가지만

실제로 늘어난 것은 2건이다.

둘 중 어느 표현이 무조건 맞고 다른 하나가 틀린 것이 아니다.

서로 다른 질문에 답하는 숫자다.

ASCOT-LLA 임상시험에서도 치료효과를 큰 상대적 변화로 표현할 수 있었지만, 절대적인 차이를 함께 보면 결과의 규모를 다른 각도에서 볼 수 있었다.

그래서 큰 퍼센트를 만났을 때 이제 숫자를 하나 더 찾는다.

“원래 몇이었는데?”

그 숫자를 알아야 비로소 48%가 실제로 어느 정도의 변화인지 판단할 수 있다.

참고한 자료

PubMed – ASCOT-LLA 무작위 임상시험
https://pubmed.ncbi.nlm.nih.gov/12686036/

BMJ Best Practice – Understanding risk
https://bestpractice.bmj.com/info/us/evidence/practise-ebm/understanding-risk/

BMJ – Core GRADE: relative and absolute effects
https://www.bmj.com/content/389/bmj-2024-081903

U.S. FDA – Communicating Risks and Benefits: An Evidence-Based User’s Guide
https://www.fda.gov/media/81597/download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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