누적 가입자 4,000만 명인데 실제 이용자는 몇 명일까? ‘누적’ 숫자 읽는 법
2024년 11월 당근은 누적 가입자가 4,000만 명을 넘어섰다고 발표했습니다.
우리나라 인구를 생각하면 상당히 큰 숫자입니다. 제목에서 ‘가입자 4,000만 명’만 봤다면 국민 대부분이 당근을 이용하고 있다고 받아들일 수도 있습니다.
그런데 같은 발표자료에는 다른 숫자도 있었습니다.
월간 활성 이용자 수는 2,000만 명에 육박했고, 주간 활성 이용자는 1,300만 명을 넘어섰습니다.
4,000만 명, 약 2,000만 명, 1,300만 명.
모두 같은 서비스를 설명하는 숫자입니다.
그런데 왜 이렇게 차이가 날까요?
4,000만 명은 지금 접속하는 사람의 숫자가 아니다
먼저 ‘누적’이라는 단어부터 볼 필요가 있습니다.
누적 가입자는 일정 시점까지 가입한 사람을 계속 더해서 만든 숫자입니다.
예를 들어 첫해에 100만 명이 가입하고 다음 해에 새로운 가입자 50만 명이 들어왔다면 누적 가입자는 150만 명이 됩니다.
그중 일부가 더 이상 서비스를 사용하지 않더라도 누적이라는 기록 자체에서 바로 사라지는 것은 아닙니다.
따라서 누적 가입자가 4,000만 명이라는 것은 그 시점까지 그만큼의 가입자가 쌓였다는 의미이지, 발표 당일 4,000만 명이 서비스를 사용했다는 의미가 아닙니다.
당근 사례가 이 차이를 잘 보여줍니다.
당시 회사가 발표한 누적 가입자는 4,000만 명이었지만 월간 활성 이용자는 약 2,000만 명, 주간 활성 이용자는 1,300만 명 이상이었습니다.
이 숫자들을 놓고 어느 것이 맞는지 따질 필요는 없습니다.
세 숫자가 측정하는 대상이 서로 다르기 때문입니다.
‘얼마나 성장했나’와 ‘지금 얼마나 쓰나’는 다른 질문이다
누적 숫자가 쓸모없는 것은 아닙니다.
서비스가 지금까지 얼마나 많은 가입자를 확보했는지, 시장에 얼마나 넓게 퍼졌는지를 살펴볼 때 누적 가입자는 중요한 지표입니다.
특히 서비스 초기부터 몇 년간 누적 가입자가 어떻게 증가했는지를 보면 확산 속도도 확인할 수 있습니다.
실제로 당근은 2023년 1월 기준 누적 가입자가 3,300만 명이었고, 당시 월간 활성 이용자는 1,800만 명, 주간 이용자는 1,200만 명을 넘어섰다고 발표했습니다.
이런 자료를 시간순으로 비교하면 서비스의 가입자 기반과 실제 이용 규모가 어떻게 성장했는지 볼 수 있습니다.
문제는 누적 가입자를 다른 질문의 답으로 사용할 때 생깁니다.
‘지금 이 서비스를 얼마나 많은 사람이 사용하고 있을까?’
이 질문에 답하고 싶다면 누적 가입자보다 활성 이용자 지표가 더 직접적입니다.
한 달 동안 서비스를 이용한 사람을 집계하는 MAU(Monthly Active Users), 일주일 동안 이용한 사람을 보는 WAU(Weekly Active Users), 하루 이용자를 나타내는 DAU(Daily Active Users) 등이 대표적입니다.
결국 어떤 숫자를 봐야 하는지는 알고 싶은 내용에 따라 달라집니다.
서비스가 지금까지 얼마나 퍼졌는지를 알고 싶다면 누적 가입자를 보고, 현재 얼마나 활발하게 이용되는지를 알고 싶다면 활성 이용자를 확인해야 합니다.
누적 숫자는 시간이 흐르면 커지기 쉽다
누적 지표에는 한 가지 특징이 있습니다.
새로운 숫자를 계속 더하는 구조라면 시간이 지날수록 커지기 쉽다는 점입니다.
예를 들어 한 체험행사의 첫해 방문객이 1만 명이고 이후 매년 1만 명씩 방문했다고 해보겠습니다.
10년 뒤에는 ‘누적 방문객 10만 명’이라고 말할 수 있습니다.
하지만 올해 방문객은 여전히 1만 명일 수 있습니다.
누적 10만 명과 연간 1만 명은 서로 모순되지 않습니다.
하나는 10년 동안 쌓인 숫자이고, 다른 하나는 현재 1년 동안 발생한 숫자이기 때문입니다.
누적 판매량도 마찬가지입니다.
어떤 제품이 출시 이후 누적 100만 대 판매됐다고 해서 올해 100만 대가 판매됐다는 의미는 아닙니다.
누적 다운로드 1,000만 건도 현재 이용자 1,000만 명과 같지 않습니다.
한 사람이 여러 기기에서 다운로드했을 수도 있고, 설치한 뒤 삭제했을 수도 있으며, 오래전에 설치하고 지금은 사용하지 않는 경우도 있기 때문입니다.
‘누적’이라는 단어 뒤에는 이렇게 시간이 들어 있습니다.
그 시간을 빼놓고 숫자만 보면 현재 규모처럼 느껴질 수 있습니다.
누적 100만 건이라는 숫자를 보면 기간부터 찾는다
그래서 누적 수치를 발견하면 저는 먼저 언제부터 언제까지 쌓인 숫자인지를 확인합니다.
‘누적 판매 100만 개’라고 적혀 있다면 출시 후 3개월 동안의 기록인지, 10년 동안의 기록인지 찾아보는 것입니다.
둘은 같은 100만 개라도 전혀 다른 속도를 의미합니다.
그다음에는 현재 숫자를 찾습니다.
서비스라면 최근 월간 활성 이용자가 몇 명인지, 판매량이라면 최근 1년 또는 최근 분기의 판매량이 얼마인지, 방문객이라면 올해 방문객이 몇 명인지 확인합니다.
이렇게 하면 누적 숫자만으로는 보이지 않던 흐름이 나타납니다.
예를 들어 누적 가입자는 계속 늘고 있는데 월간 활성 이용자가 줄고 있다면 신규 가입자는 들어오지만 실제 사용은 약해지고 있을 가능성을 생각해볼 수 있습니다.
반대로 누적 가입자뿐 아니라 MAU와 WAU까지 함께 증가한다면 단순히 가입 기록만 쌓이는 것이 아니라 실제 이용 기반도 커지고 있다는 근거가 됩니다.
숫자 하나보다 두 지표의 움직임을 같이 볼 때 얻을 수 있는 정보가 훨씬 많습니다.
같은 ‘이용자’라는 말도 집계 기준을 확인해야 한다
여기서 한 가지 더 확인할 것이 있습니다.
‘이용자’라고 적혀 있다고 해서 모든 자료가 똑같은 방식으로 사람 수를 세는 것은 아닙니다.
가입 계정을 기준으로 할 수도 있고, 특정 기간에 한 번 이상 접속한 계정을 기준으로 할 수도 있습니다. 서비스에 따라서는 앱 실행, 로그인, 특정 기능 이용 등 활성 이용자의 정의 자체가 다를 수도 있습니다.
따라서 서로 다른 회사의 MAU를 단순히 숫자만 놓고 비교할 때도 집계 기준을 확인하는 것이 좋습니다.
특히 기업 발표자료나 기사에 큰 이용자 숫자가 등장했다면 작은 글씨로 붙은 기준이나 원자료 설명을 살펴볼 필요가 있습니다.
숫자가 틀려서가 아닙니다.
무엇을 센 숫자인지를 알아야 그 숫자가 대답할 수 있는 질문을 알 수 있기 때문입니다.
‘누적’이라는 두 글자를 지나치지 않는다
당근의 누적 가입자 4,000만 명은 실제 회사가 발표한 수치입니다.
같은 시점 월간 활성 이용자가 약 2,000만 명이라는 것도 사실입니다.
둘 중 어느 하나가 더 진짜 숫자인 것이 아닙니다.
누적 가입자는 지금까지 확보한 가입자 기반을 보여주고, 월간 활성 이용자는 최근 한 달 동안 실제로 서비스를 이용한 규모를 보여줍니다.
따라서 앞으로 ‘누적 100만 명’, ‘누적 판매 500만 개’, ‘누적 다운로드 1,000만 건’ 같은 숫자를 발견했다면 숫자 자체보다 먼저 두 가지를 확인하면 됩니다.
얼마 동안 쌓인 숫자인가.
그리고
지금의 규모를 보여주는 숫자는 따로 있는가.
‘누적’이라는 단어 하나를 확인하는 것만으로도 과거부터 쌓인 기록과 현재의 모습을 구분해서 볼 수 있습니다.
자산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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