평균 가구소득은 11만 달러였다, 가운데 가구를 찾으니 8만 달러였다
미국 가구의 소득을 하나의 숫자로 표현한다면 얼마일까.
미국 Census Bureau의 2024년 American Community Survey 자료를 열어봤다.
표에는 이런 숫자가 있었다.
평균 가구소득 114,296달러.
우리 돈으로 얼마인지를 계산하기 전에 한 가지 숫자가 더 눈에 들어왔다.
같은 표에 적힌 중앙값 가구소득은
81,604달러.
차이가 32,692달러였다.
같은 해다.
같은 미국 전체 가구다.
같은 American Community Survey 자료다.
그런데 한쪽에서는 11만 달러가 넘고 다른 쪽에서는 8만 달러 정도였다.
어느 숫자가 미국 가구의 소득을 제대로 보여주는 것일까.
두 숫자 모두 맞았다.
이번에는 조사대상의 정의도 같았다.
달랐던 것은 가운데를 찾는 방법이었다.
같은 표에 평균과 중앙값이 함께 있었다
미국 Census Bureau의 2024 American Community Survey S1901 표에는 미국 전체 가구의 소득분포가 나온다.
총 가구는 약 1억3,274만 가구로 추정됐다.
소득구간도 함께 제시돼 있었다.
1만 달러 미만부터 시작해 20만 달러 이상까지 여러 구간으로 나뉜다.
그리고 아래쪽에 두 개의 숫자가 나란히 나온다.
Median income (dollars)
81,604
Mean income (dollars)
114,296
U.S. Census Bureau – 2024 ACS, Income in the Past 12 Months
둘의 차이는 32,692달러다.
평균은 중앙값보다 약 40% 높다.
그렇다고 Census가 어느 한쪽을 잘못 계산한 것은 아니다.
평균과 중앙값은 애초에 다른 질문에 답하는 숫자이기 때문이다.
평균은 모든 소득을 더해서 가구 수로 나눈다
Census Bureau는 평균소득을 특정 집단의 전체 소득을 합한 뒤 그 집단의 단위 수로 나눈 값이라고 설명한다.
가구소득이라면 모든 가구의 소득을 더해 전체 가구 수로 나누는 방식이다.
간단한 예를 만들어보자.
다섯 가구의 연소득이 다음과 같다고 하자.
30,000달러
40,000달러
50,000달러
60,000달러
70,000달러
전체를 더하면 250,000달러다.
다섯 가구로 나누면 평균은
50,000달러다.
가운데 있는 가구의 소득도 50,000달러다.
이 경우에는 평균과 중앙값이 같다.
그런데 마지막 가구의 소득만 달라졌다고 해보자.
30,000달러
40,000달러
50,000달러
60,000달러
1,000,000달러
전체 소득은 1,180,000달러가 된다.
다섯 가구로 나누면 평균은
236,000달러다.
평균만 보면 다섯 가구가 상당히 높은 소득을 올리는 집단처럼 보인다.
하지만 실제로 236,000달러 이상을 버는 가구는 다섯 가구 중 단 한 곳뿐이다.
가운데 사람을 찾으면 숫자가 달라졌다
이번에는 중앙값을 계산해보자.
Census Bureau의 설명에 따르면 중앙값은 소득분포를 정확히 두 부분으로 나누는 값이다.
절반은 중앙값보다 위에 있고 나머지 절반은 아래에 위치한다.
앞의 다섯 가구를 소득 순서대로 놓으면
30,000
40,000
50,000
60,000
1,000,000
이 된다.
가운데 있는 세 번째 값은 여전히
50,000달러다.
마지막 가구의 소득이 70,000달러에서 100만 달러로 크게 증가했지만 중앙값은 움직이지 않았다.
평균은
50,000달러에서 236,000달러로 뛰었다.
중앙값은
50,000달러 그대로였다.
두 지표의 성격이 이 작은 예에서 그대로 나타난다.
미국 실제 자료에서도 비슷한 일이 나타났다
물론 미국 전체 가구가 방금 만든 다섯 가구처럼 단순하게 분포하는 것은 아니다.
하지만 2024년 Census 자료에서도 소득이 균등하게 퍼져 있지 않다는 점은 확인할 수 있다.
소득 20만 달러 이상인 가구가 전체의 **13.7%**였다.
반면 10만 달러 미만 구간에도 많은 가구가 분포한다.
그 결과 모든 소득을 합산해 계산하는 평균은 114,296달러까지 올라갔다.
하지만 소득순으로 가구를 세웠을 때 가운데에 위치하는 중앙값은 81,604달러였다.
여기서 중요한 것은
평균이 과장된 거짓 숫자다
라고 판단하는 것이 아니다.
평균은 정확한 계산이다.
다만 무엇을 알고 싶은지에 따라 필요한 숫자가 달라진다.
“평균적인 가구”라는 표현이 문제였다
평균이라는 단어는 일상에서 조금 다르게 사용된다.
“평균적인 직장인.”
“평균적인 가구.”
“평균적인 소비자.”
이렇게 말하면 보통 사람들은 특별히 높거나 낮지 않은, 가운데쯤 있는 사람을 떠올린다.
그런데 통계의 산술평균은 반드시 그런 사람을 의미하지 않는다.
소득처럼 한쪽 끝에 매우 큰 값이 존재하는 분포에서는 평균값에 실제로 가까운 사람이 많지 않을 수도 있다.
그래서
“미국 가구의 평균소득은 11만4천 달러다.”
라는 문장은 통계적으로 맞다.
하지만 이것을
“보통 미국 가구는 11만4천 달러 정도 번다.”
로 바꾸면 의미가 달라질 수 있다.
평균이라는 계산값과 보통 사람이라는 일상적인 표현이 섞이기 때문이다.
중앙값도 완벽한 숫자는 아니었다
그렇다면 소득을 볼 때 항상 중앙값만 보면 될까.
그것도 아니다.
중앙값에는 중앙값의 한계가 있다.
다시 다섯 가구를 보자.
30,000
40,000
50,000
60,000
70,000
여기서 가장 높은 가구의 소득이 100만 달러로 바뀌어도 중앙값은 50,000달러다.
이번에는 1,000만 달러가 되어도 중앙값은 여전히 50,000달러다.
즉 중앙값은 극단적으로 높은 값의 영향을 덜 받는 대신, 분포의 끝부분에서 얼마나 큰 변화가 일어났는지는 잘 보여주지 못한다.
전체 소득 규모가 얼마나 커졌는지를 보고 싶다면 평균이나 총소득 같은 지표가 유용할 수 있다.
소득분포 가운데 위치한 가구의 수준을 알고 싶다면 중앙값이 더 적합할 수 있다.
어느 하나가 항상 우월한 숫자가 아니다.
서로 다른 것을 보여준다.
그래서 Census도 둘을 따로 제공한다
미국 Census Bureau는 소득 관련 자료에서 평균과 중앙값을 별도 지표로 제공한다.
그리고 FAQ에서도 두 개념을 따로 정의한다.
중앙값은 소득분포를 두 개의 동일한 집단으로 나누는 값이다.
절반은 그보다 높고 절반은 낮다.
평균은 전체 소득을 해당 집단의 단위 수로 나눈 값이다.
U.S. Census Bureau – Income FAQs
두 숫자를 함께 제공한다는 사실 자체가 중요한 힌트였다.
한 숫자로는 소득분포의 모든 모습을 설명하기 어렵기 때문이다.
평균이 올라도 가운데 가구가 같은 경우가 생긴다
이 차이는 시간이 흐르면서 통계가 변할 때 더 중요해진다.
가상의 사회를 생각해보자.
대부분 가구의 소득은 그대로인데 상위 일부 가구의 소득만 크게 늘었다.
그러면 전체 평균소득은 상승할 수 있다.
하지만 중앙값은 거의 움직이지 않을 수도 있다.
반대로 중간소득층의 소득이 넓게 상승하면 중앙값도 움직일 가능성이 커진다.
따라서
평균소득이 10% 증가했다
라는 숫자를 보고 곧바로
대부분 사람의 소득이 10% 정도 늘었다
라고 해석해서는 안 된다.
누구의 소득이 얼마나 변했는지를 더 확인해야 한다.
평균은 분포 전체를 한 숫자로 압축한다.
그 과정에서 누가 변했는지는 사라진다.
평균값 하나를 보면 분포를 찾는다
평균이라는 숫자를 만났을 때 이제 한 가지를 더 확인할 수 있다.
분포가 어떻게 생겼는가.
값이 평균을 중심으로 비교적 고르게 퍼져 있다면 평균이 전체 모습을 잘 설명할 수 있다.
반대로 소득이나 자산처럼 일부 매우 큰 값이 존재한다면 평균과 중앙값 사이가 벌어질 수 있다.
그래서 평균만 제시된 자료라면 중앙값이 있는지 찾아본다.
가능하면 분위수도 확인한다.
상위 10%, 하위 10%, 중간 50%가 어떻게 분포하는지를 보면 평균 하나보다 훨씬 많은 정보가 나타난다.
특히 소득과 자산 자료에서는 이 과정이 중요하다.
평균과 중앙값이 크게 다르면 질문이 시작된다
2024년 미국 가구소득 자료로 돌아가보자.
평균은 114,296달러.
중앙값은 81,604달러.
차이는 32,692달러였다.
두 숫자 중 하나를 골라 다른 하나를 버릴 필요는 없다.
오히려 둘이 크게 다르다는 사실 자체가 정보다.
왜 평균이 더 높을까.
소득분포가 어떻게 생겼을까.
높은 소득을 가진 일부 가구가 평균에 어느 정도 영향을 주고 있을까.
소득구간별 가구 비중은 어떻게 될까.
하나의 숫자를 읽다가 분포 전체로 질문을 넓힐 수 있다.
통계에서 중요한 것은 숫자를 외우는 것이 아니라 숫자가 만들어진 구조를 보는 것이기 때문이다.
기사에서 ‘평균’을 만나면 한 단어를 확인한다
뉴스 제목에서 이런 표현을 자주 만난다.
평균 연봉
평균 자산
평균 집값
평균 대출
평균 소비액
이때 가장 먼저 확인할 것은 계산에 사용한 지표가 정말 산술평균인지다.
그다음 중앙값 자료가 있는지 찾아본다.
평균과 중앙값의 차이가 크다면 왜 그런지도 살펴본다.
특히 소득·자산·주택가격처럼 분포가 한쪽으로 길게 늘어질 수 있는 자료에서는 평균 하나만으로 보통 사람을 상상하지 않는다.
반대로 중앙값만 보고 전체 규모의 변화를 판단하지도 않는다.
질문에 맞는 지표를 선택해야 한다.
11만 달러와 8만 달러는 서로 싸우는 숫자가 아니었다
처음에는 이상해 보였다.
미국 가구소득이 11만4,296달러이면서 동시에 8만1,604달러라고 한다.
하지만 정확히 표현하면 모순이 아니다.
2024년 American Community Survey에서 미국 가구의
평균소득은 114,296달러였고
중앙값 소득은 81,604달러였다.
평균은 전체 소득을 가구 수로 나눈 값이다.
중앙값은 가구를 소득순으로 세웠을 때 가운데를 나누는 값이다.
둘은 같은 질문에 서로 다른 답을 한 것이 아니었다.
애초에 질문이 달랐다.
이번 글에서 확인한 판별 기준
기사나 통계에서 평균이라는 숫자를 보면 그 숫자가 곧 보통 사람의 값이라고 생각하지 않는다.
먼저 산술평균인지 중앙값인지 확인한다.
가능하면 두 숫자를 함께 본다.
둘의 차이가 크다면 값의 분포가 한쪽으로 치우쳐 있는지 살펴본다.
소득·자산·집값처럼 일부 큰 값의 영향을 받을 수 있는 자료에서는 특히 중요하다.
평균이 상승했다고 대부분 사람의 값이 같은 비율로 상승했다고 해석하지 않는다.
중앙값 역시 분포의 모든 변화를 보여주는 완벽한 지표라고 생각하지 않는다.
그리고 가장 중요한 질문을 하나 남겨둔다.
“내가 알고 싶은 것은 전체의 평균인가, 아니면 가운데 사람의 모습인가?”
2024년 미국 가구소득 통계에서는 그 질문 하나로 숫자가 달라졌다.
114,296달러.
그리고
81,604달러.
둘 다 맞았다.
다만 평균적인 가구라는 말을 하기 전에 어느 숫자를 보고 있는지부터 확인해야 했다.
참고한 자료
U.S. Census Bureau – 2024 American Community Survey, Income in the Past 12 Months
U.S. Census Bureau – Frequently Asked Questions About Income
자산맥




모든 내용을 포함하면서도 좀더 간결하게 쓸 수 있었을 텐데요.